[열公story]어르신 고독사 계량기는 알고있다…전기보다 수도가 정확
[열公story]어르신 고독사 계량기는 알고있다…전기보다 수도가 정확
  • 한국시니어뉴스
  • 승인 2020.01.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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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전등을 켜고, 욕실에서 얼굴을 씻고, 지하철이나 도로를 이용해 삶의 터전으로 향합니다. 우리의 생활 갈피마다 '공(公)' 이라는 이름의 서비스와 행정, 기업활동이 스며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요즘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장입니다만 비정규직 차별, 하청 갑질, 방만경영, 철밥통이라는 이미지도 여전합니다. 공공기관은 국민들에게 애증의 대상으로 보입니다. 비리나 사건사고가 터지면 반짝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다가 이내 잊혀지곤 합니다. 공공기관 섹션 '열公story'는 국민의 삶과 밀접한 공공기관 이야기를 꾸준히 풀어가려 합니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부터 주요 이슈, 정책 분석까지, 국민들이 감사자로서, 소비자로서 알아야할 소식들을 충실히 전달하겠습니다.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8년 여름, 경북 고령군에 혼자 사는 80대 김모 할머니는 '똑똑한' 수도 계량기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집 근처 밭으로 향하다 넘어져 골절상을 입는 바람에 꼼짝을 못했던 동안, 할머니 집에서 수시간째 수돗물 사용량이 '0'이라는 문자가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다.

더운 날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나, 계량기에 부착된 원격 센서가 수돗물 사용을 실시간 감지하고 있었기에 할머니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5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처럼 수돗물 사용량을 원격 검침해 취약계층의 이상 징후에 대응하는 '취약계층 위기 알림 서비스'가 2022년까지 전국 161개 지자체로 확대된다.

수자원공사는 경북 고령 지역 30가구를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지난 2017년 시범 도입했다.

도입 1년 만에 김모 할머니 사건으로 효과를 입증한 공사는 2018년 11월 고령군 자원봉사센터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확대를 결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고령자 거주 비율이 높은 18개 읍·면 지자체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늘렸으며, 2022년에는 161개 읍·면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위기 알림 서비스는 홀몸 어르신과 같은 취약계층 가구에 원격 검침 기능을 갖춘 디지털 수도 계량기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하면서 시작된다.

디지털 수도 계량기는 물 사용량을 1t 단위로 측정하는 기존 기계식과 달리, 전자식이어서 1ℓ 단위의 세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또 원격 센서와 연결돼 있어 공사의 정보수집 서버에 물 사용량 기록을 1시간 단위로 보내게 된다.

공사는 정보분석 장비를 이용해 이 기록을 실시간 모니터링·분석하고, 가구의 물 사용량이 24시간 내내 전혀 없이 유지되는 등 사용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면 이를 위기 징후로 판단한다.

김모 할머니의 경우, 사고 전날까지만 해도 아침과 저녁 시간대 꼭 한 번은 수돗물을 쓰는 패턴이 유지됐으나, 사고 직후에는 하루 사용량이 '0'을 기록했다.

이처럼 위기 징후가 감지되면 관련 정보가 공사의 정보전달용 서버에서 지자체 서버로 전해지고, 담당 복지사나 보호자에게 알림 문자가 자동으로 가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체계를 통틀어 'AMI'(지능형 검침 인프라)라고 부른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이용해 중앙검침센터에서 자동으로 각 가구의 사용량을 검침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AMI는 전기나 가스 등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특히 '물'과 접목됐을 때 고독사 같은 취약계층 위기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수자원공사의 설명이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 2017년 9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수도는 전기·가스와 달리 평상시 계속해서 쓰는 기초 사용량이 거의 없다. 전기나 가스는 모든 시간대에 걸쳐 적게나마 소모하는 양이 존재하는 반면, 수도는 변화 정도가 현격하다.

따라서 취약계층 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항목 가운데 위기 감지에 가장 탁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자원공사의 위기 알림 서비스는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복지 인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자체에서도 취약계층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점검하고 있지만, 일손 부족으로 위기 알림 서비스가 제공하는 24시간 이하 단위 관리는 상상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홀몸노인 고독사를 방지하려면 복지 인력이 발로 뛰지 못하는 시간대에도 모니터링이 필요한데, 이를 스마트 검침이 도와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기술 검증과 보안성 확보를 거쳐 사업 기반이 마련되면 단계적으로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 서비스 지역과 대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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